#02 아빠의 셀프 인테리어 - 꿈의 주방 만들기 대작전, 인테리어 스승과의 극적만남

#02 아빠의 셀프 인테리어 - 꿈의 주방 만들기 대작전, 인테리어 스승과의 극적만남


아빠, 집 고치기를 선택하다


가족들에게 아빠란
어떤 의미가 있을까?

단순히 회사에 가고 돈을 벌고
생활비와 용돈을 주는 존재?
돈 버는 기계 같은 존재?

그러나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두 딸과 아내,
가족들에게 아빠란
바로, 집을 지켜주는 존재일 것이다

전쟁에서
군인들이 국가를 지키기 위해 싸우듯이

사회라는 전쟁터에서
아빠는 집을 지키기 위해서 싸운다

그래서 아빠에게
집을 지키는 것만큼 중요한 일은 없다

그러나,
단순히 집을 지킬 것이냐?
집을 꾸미고 고칠 것이냐?
그것은, 기회의 문제가 아니라 선택의 문제다

망치 한 번 들어본 적 없는 아빠는
그래, 집을 고치기로 선택했다

내가 했다면 당신도 할 수 있다
그것이 바로

대한민국 아빠의 힘이다


꿈의 주방 만들기 대작전


36평대 집과 비슷한 크기의 집
천장이 높아서 250cm 정도는 되는 집
벽지를 뜯으면 곰팡이가 드러나는 집

그런, 집을
혼자 철거하고
혼자 도배하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도배를 하면서 나는
과감히 상부장을 뜯어내기로 결심힌다

싱크대 고치기 전 사진과 혼자서 상부장을 뜯어낸 이후에 드러난 곰팡이 사진

혼자 도배를 하고
혼자 무거운 상부장을 뜯어내고
혼자 혼자 다락방 출입구를 막아버리는 것은

단순히, 전구를 교체하거나
모노륨 장판을 시공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선택이었다

다락방 출입구 존재했던 사진, 석고와 나무로 출입구를 막은 사진

다락방은 존재는 했으나 먼지로 가득 차서
들어가기가 끔찍하게 무서웠다

전구도 창문도 없고
나무는 썩어 있었고
위치는 화장실 위에 있었다

전에 살던 사람도 다락방을 막아놓고 썼었기 때문에
그래 과감하게 나도 막아버리자

아예 석고와 나무로 다락방을 막아버리기로 결심했다
다락방 출입구를 막으면 주방을 넓게 사용할 수 있다

20년도 넘은 싱크대와 버려진 중고 싱크대

집을 고치는 데에 있어서
뼈대가 될 만한 것은
어떤 것도 새걸로 구매하지 않았다

20년도 넘은 낡아서 부서지기 직전의 싱크대를 재활용하고
버려진 중고 싱크대를 구해와서 고치기 시작했다

버려진 것을 고친다는 것은
인건비를 고려했을 때 그리 경제적인 것은 아니다

뭐든 쓸만한 것도
그냥 버려버리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고

그래서인지
버려진 것들 중에서는
제법, 쓸만한 것이 많다

후드를 뜯어내서 락스로 새것처럼 청소해서 재활용

버려지고 고장난 가구들을 가져와
생명을 불어 넣는 일이
바로, 가구 리폼이다

주방 후드는 3-10만원이면
아주 좋은 새것으로 살 수 있었지만

금액 보다는 의미를 더 중요시 생각했기 때문에
20년간 한번도 씻지 않았을 고장난 후드를 고치기 시작한다

주방 후드 팬의 청소 전 후 비교사진

성공하지 못한 것은
다만, 시도해보지 않았을 뿐

후드를 뜯어내고
나사를 모두 풀고
구석구석 닦아내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다

낡은 후드를 가져와
녹을 제거하고 검은색 락카로 이쁘게 뿌렸지만
결국 주방후드는 나무로 가리기로 결정!

청소한 후드를 재조립하는 사진과, 후드를 설치한 사진

낡은 후드를 청소
그리고 재조립

이거 뭐 완전 새걸로 변했잖아?
리폼이란 마법과도 같았다

그렇게 하나, 둘,
뜯어내고 풀어내고 청소하고
그리고 다시 조립하기를 반복...

그리고 인터넷과 서적을 총 동원해서
내가 만들고자 하는 꿈의 주방 사진을 찾아서 반복
그렇게 또 반복, 반복...

내가 생각했던 가장 이상적인 주방의 모습

내가 생각하고 꿈꿔왔던 주방의 모습은
마치 신이 만들어낸 창조물 같았다

아아, 위대하고 위대한 주방이여!
나 스스로의 힘으로는 만드는 것은
과연 불가능하단 말인가?

그리고 나는
서서히 지치기 시작했다


인테리어 스승과의 극적만남


그렇게 서서히 지쳐갈 때 즈음
내게도 기회가 찾아왔다

마치 신이 내게로 찾아 온 것처럼
밝은 후광에 오로라를 내 뿜으며
내게로 다가오는 구원의 손길이 있었다

셀프로 혼자 만든 경진이 형네 집 주방

내가 가장 흉내내고 싶었던 주방
MBC 다큐멘터리 "집 어디까지 고쳐봤니"
맨 앞부분에 단독으로 소개되어 나왔던

인테리어의 신, 경진이형을
직접 만난 것이다

TV에 출연한지 1-2달 정도 밖에 안된
엄청난 능력을 갖춘 형님께서

나의 가슴 아프고
슬픈 사정을 모두 듣고
집을 고쳐주기로 한 것이다

그것도 "재/능/기/부"로 말이다

물론 술 한잔 하다가
나의 화려한 마이더스의 혓놀림에 그만,

결국 나의 꼬임에 넘어온 것 같지만 ㅋㅋㅋ

고마운 나의 형님
아무튼 나와 함께 작업하기를 선택해주셨다

고된 작업을 진행하고 잠시 꿈같은 휴식중

피타고라스가 재림해서 문제를 준 것 같았던
영원히 풀리지 않는 숙제같았던
주방, 주방, 주방이여!

운명의 장난 속에서도
마지막 구원의 손길은 있었다

형님의 표정이 그리 좋지는 않았지만 ^^
결국, 나와 함께 하기로 한 것 아닌가?
그렇게 우리는 한 배를 탔다

그렇게 우리는
싱크대 대 작전을
함께 수행하기로 하고

운명의 배에
함께 탑승하였다

구해 온 버려진 싱크대로 배치를 마친 후 기념 사진

하루 정도 집을 구경하고 결국 나의 꼬임에 넘어와준
선량하고 착하고 능력있는 인테리어의 신 경진이형

신의 방문은 과연 대단했다
수없이 고민해도 풀리지 않았던 문제들이

나무 뼈대와 석고보드로 가벽을 만들고
중고 싱크대로 배치를 완성했으며
단, 3일만에 모든 작업을 끝냈다

작업의 과정은 그렇게 만만하지 않았다
인테리어 그리고 목공기술

새로운 세계에 진입하는 과정은
전방 군부대 작전 같은

긴장감이 감돌며
가슴 설레이고
떨리는 일이었다

작업 현장은 군대의 그것과 닮아 있었다

늦은 나이에 백골부대
최전방에 입대해야 했고

부대에서 나이가 많으니
워드나 작성하라고 인사개원이 되라고 했지만

소대장님은 특급전사였던 나의 체력을 높이 평가해서
"권 이병을 개원으로 쓰는 것은 전투력 낭비입니다"
라고 말하며 특급전사 기록을 중대장에게 보여주었다

나 역시 컴퓨터나 두드리려고 군대에 온 것이 아니었다
소대장님의 개원 착출의 반대는 반가운 소식이었다

그러나 곧 나는 후회를 했다
내가 간 곳은 1년에 3/4를 야전에서만 생활하는
산 속에서 작전만 하는 부대였다

나는 내무실 막사 생활은 거의 기억나지 않는다
비가 쏟아지고 폭설이 내려도
산 속에 작전 지역이 나의 집이고
산 속에 작은 텐트가 나의 휴식처였다

나는 그렇게
소대장이 가장 아끼는 소총수였고
부대 전투력의 일부였다

형님이 칫수를 알려주면 나무를 자르고, 타카를 쏘는 일은 나의 일이었다

나는 경진이형에게
꼭 필요한 전투력이...
아니 꼭 필요한
인테리어 보조가 되고 싶었다

수술실에서, 의사가 수술할때
보조들이 반드시 필요한 것처럼

형님이 작업을 하는 순간에
나는 모든 정성을 다해서 보조를 했다

형님이 칫수를 "1200"이라고 말하면
훈련병의 말투로 복명복창을 했다
"예, 1200! 자르겠습니다!" 라고 말하며
순식간에 나무를 잘랐다

형님이 타카로 나무 붙이는 일을 시키면
나는 수색 작전을 수행하는 군인처럼
"열심히 하겠습니다"라고 외치며
오직, 그 작업에 몰두해서 나무를 붙였다

그렇게 우리의 작업은 무르익어 갔고
매일 새벽 5시까지 작업하기 일수였고
결국 수면 시간은 하루에 1,2시간 정도였다

내 나이 스물 아홉,
늦은 가을에 군대에 입대해서

내 나이 서른을
혹한기 산속에서 맞이해야 했다

서른 살의 이등병
그리고 강원도 철원의 야산
그리고 끝없는 행군

30Kg이 넘는 군장과
5Kg이 넘는 개인 화기
그리고 강원도 철원의 엄청난 폭설

왕복 80Km 거리를
오직 나의 두 다리에 의지해야 했던

혹한기 무수면 훈련

매일 반복되는 밤샘 작업
야간 인테리어 작업이 진행되면

서른의 나이에 눈 덮인 산 속에서
한 두시간을 쪽잠을 자야 했던 기억이
떠오르곤 했다

LED와 조명 작업을 끝내놓고 기념 사진

경진이형은 마치
군부대 대대장의 포스로 작전을 지시했고
나는 훈련병의 자세로 작전을 수행했다

이런, 엄청난 대 작전을 함께 수행하며
우리는 꿈의 싱크대 완성이라는 목표를 향해
그렇게 묵묵히 달려가고 있었다

화약 냄새와도 같았던 톱밥 냄새
총격 소리와도 같았던 그라인더 소리
망치 소리와 에어 콤푸레샤 돌아가는 소리

우리는 가득찬 톱밥이라는
짙은 안개 속에서

꿈의 싱크대 완성이라는 작전을 수행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리고...

결국, 싱크대는 서서히 그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싱크대 기본 구성을 완성해주고 떠나는 경진이형

나는 아직도 마무리를 지시하고 떠나는
경진이형의 뒷모습을 잊을 수가 없다

감동의 쓰나미,
차오르는 격찬 감정!

형님이 없었다면
나는 "불가능" 했을 것이다

나의 스승님은 짧은 시간이었지만
많은 것들을 알려주셨고

나는 그 짧은 시간에
정말 많은 것들을 배울 수 있었다

그 것은 어떤 훈련보다 더 독한 것이었지만
훈련 후 체력이 늘어나는 것처럼

형님의 가르침을 통해서
나의 인테리어 실력은 급격히 상승했다

아무것도 모르는 훈련병 같은 나를
어떤 현장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는
인테리어 기술자로 키워주신 것이다

사격훈련 후 화약연기로 가득찬 사로처럼
톱밥은 온 집안에 가득했고

내가 들이마신 톱밥의 양 만큼이나
내가 배울 수 있는 기술의 양 또한 많았다


완성된 꿈의 싱크대


경진이형과 나의 우정은
완성된 원목 싱크대처럼
변함없이 계속 될 것이다

경진이형이 싱크대 형태를 잡아주고 나서
승전보를 기다리며 유유히 떠났고

카톡으로
언제 완성되냐며
완성되면 사진을 보내라고
몇번의 재촉이 있었다

나는 3-4주에 걸쳐서
나무 작업 및 선반 작업을 하고
싱크대 구석구석 샌딩을 하고

6번이 넘는 오일스테인을 작업
열 번이 넘는 바니쉬 작업을 했다
그리고 반복, 또 반복...

싱크대 작업 전 모습

나는 단순히 싱크대를 만든 것이 아니다
모든 것을 재활용 하기로 했고

버려진 낡은 가구들이 재 탄생을 한 것이다

내가 좋아하는 사진과 그림들로
멋지게 꾸미고

아인이네의 트레이드 마크
"AYIN" 로고를 꾸미고

깔끔한 선반을 마무리 하기 위해서
수 십번도 넘게 칠과 샌딩을 반복했다

마침내
진정한 꿈의 주방, 꿈의 싱크대가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꿈의 주방,
꿈의 싱크대는
아직 완벽한 것은 아니다

나의 주방은
아직도 꿈꾸는 중이다

더 멋진 주방을 위해서...
더 멋진 미래를 위해서...

싱크대 완성 이후 모습

운명은 기회의 문제가 아니라 선택의 문제다

귀신이 나올 듯한
곰팡이와 균열 가득한 집을
새 집처럼 고쳤다

나는 언제나 생각한다
행하지 않는 것보다 행하는 것이 낫다고


꿈의 주방 만들기는
아직 끝난 것이 아닙니다

나는 전세로 살고 있고
2년이 지나면
더 낙후된 곳으로
가야 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나는 이제 당당합니다
그 어떤 집이라도
스스로 고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해준
나의 유일한 스승이자
오, 나의 영웅 !
경진이형 감사합니다

참 좋은 형님,
고마워요!
술 한 잔 해요!



집 고치기 전 모습을 본 사람들은
나의 인테리어 도전을 미친짓이라고 했다

그냥 돈을 내고 맡기던가
기성품 싱크대를 사서 넣으라고 했다

하지만 나는 그 말을 듣지 않았고
결국 지금의 싱크대가 탄생했다

여러분,
때로는 도전하는 것이 정답일 때가 있습니다

셀프 인테리어,
어렵지 않습니다

여러분도
도전해보십시오!

대단히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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