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게 로고 만들기, 작게 줄여도 알아보는 조건

가게 로고 만들기, 어디에 쓰일지부터
가게 로고를 만들기 전에 먼저 할 일이 있어요. 이 로고가 어디에 붙을지 종이에 적어 보는 거예요.
간판과 현수막, 명함과 메뉴판, 포장지와 스티커. 홈페이지 맨 위, 브라우저 탭의 작은 그림, SNS 프로필 동그라미까지.

적어 보면 생각보다 자리가 많아요. 그리고 자리마다 크기가 완전히 다릅니다.
간판에서는 사람 키만큼 크게 보이지만, 브라우저 탭에서는 손톱보다 작아지죠. 그래서 로고는 «크게 봤을 때 예쁜가»보다 «작게 줄여도 알아보는가»로 고르는 게 맞아요.
로고 시안은 보통 큰 화면으로 받습니다. 그 시안을 휴대폰으로 옮겨 SNS 프로필 동그라미 안에 넣어 보면, 같은 로고가 전혀 다르게 보인다는 걸 금방 알게 돼요.

위는 시연용으로 만든 꽃집 홈페이지의 맨 위예요. 로고는 왼쪽 위, 손가락 한 마디만 한 자리에 들어갑니다.
손님 눈에 가장 자주 닿는 로고 크기도 이 정도일 때가 많아요. 간판 시안만 크게 띄워 놓고 고르면 이 자리를 놓치기 쉽습니다.
로고를 고르기 전에 함께 정해 두면 좋은 것도 있어요. 가게 이름을 한글로 쓸지 영어로 쓸지, 그리고 가게를 대표할 색 한두 가지예요. 이 두 가지가 정해지면 시안을 고르는 시간이 훨씬 줄어듭니다.
작게 줄였을 때 알아보는지
가장 쉬운 시험은 직접 줄여 보는 거예요. 휴대폰 화면에서 로고를 엄지손톱만 하게 줄여 보세요.

크게 볼 때는 괜찮던 가는 선이나 작은 글씨가, 줄이면 뭉개집니다. 위 꽃집 로고도 가장 작은 크기에서는 가게 이름이 읽히지 않아요.
대신 왼쪽의 꽃 그림은 작아져도 모양이 남아요. 그래서 로고를 두 가지로 만들어 두면 편합니다. 글자 로고와 그림 로고예요.

가게 이름이 들어간 «글자 로고»는 간판, 명함, 홈페이지 맨 위처럼 자리가 넉넉한 곳에 써요. 이름 없이 모양만 있는 «그림 로고»는 브라우저 탭, SNS 프로필, 도장처럼 작은 자리에 씁니다.
그림 로고는 업종이 떠오르는 모양 하나면 충분해요. 꽃집이면 꽃, 인테리어 업체면 의자나 집, 라멘집이면 그릇처럼요.
모양을 여러 개 겹치면 작은 자리에서 덩어리처럼 보여요. 한 가지 모양을 크게, 선은 굵게. 그림 로고는 이 정도만 지켜도 오래 씁니다.
브라우저 탭 맨 앞에도 작은 그림이 붙어요. 그 자리는 정사각형 칸이라서, 그림 로고는 네모 안에 넣었을 때도 보기 좋아야 해요. 가로로 긴 로고를 억지로 줄여 넣으면 탭에서는 가는 줄 하나로 보일 뿐이거든요.

시연용 인테리어 업체 홈페이지는 의자 그림 옆에 가게 이름을 놓았어요. 그림만 떼어 써도 무슨 일을 하는 곳인지 짐작이 갑니다.
맡길 때와 직접 만들 때 챙길 것
디자이너에게 맡긴다면 처음에 건네는 메모가 결과를 좌우해요. 가게 이름 표기, 어떤 손님이 오는 가게인지, 좋아하는 로고 두세 개와 싫은 로고 하나. 그리고 앞에서 적어 둔 «로고가 들어갈 자리» 목록이면 충분합니다.
시안을 받으면 휴대폰으로 줄여 보는 시험을 꼭 해 보세요. 흑백으로도 한 번 보시고요. 영수증이나 도장은 흑백으로 찍힐 때가 많거든요. 수정하고 싶은 곳이 생기면 한꺼번에 모아서 전하세요. 하나씩 따로 전하면 디자이너도 방향을 잡기 어렵고, 시안이 자꾸 처음으로 돌아갑니다.
직접 만든다면 글꼴부터 확인하세요. 글꼴마다 사용 범위가 다를 수 있으니, 가게 간판이나 상품에 써도 되는지 배포처 안내를 꼭 확인하세요.
다른 가게 로고와 비슷하게 만드는 것도 피해야 합니다. 특히 같은 업종이라면, 손님이 헷갈리는 것은 물론 나중에 바꿔야 하는 일이 생길 수 있어요.
색과 글씨, 이것만 지키면 돼요
색은 두세 가지면 충분해요. 색이 많을수록 작은 자리에서 섞여 보이고, 인쇄할 때마다 조금씩 달라 보이기 쉬워요.
밝은 바탕과 어두운 바탕에 각각 올려 보는 것도 잊지 마세요. 간판은 밤에도 보이고, 홈페이지 로고는 사진 위에 올라갈 때가 많거든요.

위처럼 글씨가 어두운 로고는 어두운 바탕에서 이름이 거의 안 보여요. 그래서 밝은 판과 어두운 판, 두 벌을 미리 만들어 두면 어디에 올려도 걱정이 없습니다.
로고 안에 슬로건이나 전화번호 같은 작은 글씨를 넣고 싶어도 참아 보세요. 작은 자리에서는 읽히지 않는 글씨가 오히려 로고를 지저분하게 만들어요. 그런 정보는 명함이나 홈페이지에 따로 적는 쪽이 깔끔합니다.
글씨는 굵고 단순한 글꼴이 작은 자리에서 잘 버텨요. 손글씨 느낌 글꼴은 크게 쓰는 간판에는 멋있지만, 명함이나 탭에서는 읽기 어려울 수 있어요.

현장 사진이 많은 업종이라면 사진 위에서도 눈에 띄는 단순한 모양이 좋아요. 위 주차차단기 업체도 동그란 그림 하나와 가게 이름으로 로고를 정리했습니다.
로고 파일은 처음부터 크게, 배경이 투명한 파일로 받아 두면 편해요. 인쇄소에서 쓰는 원본 파일, 그러니까 크게 늘려도 깨지지 않는 파일도 꼭 함께 받아 두시고요. 나중에 간판이나 현수막을 만들 때 다시 그리지 않아도 됩니다.
로고는 한 번 정하면 오래 갑니다. 바꾸려면 간판, 명함, 포장지, 스티커, 홈페이지, SNS 프로필 사진까지 가게 이름이 들어간 모든 것을 한꺼번에 다시 만들어야 하고, 그동안 손님이 익숙해진 모양도 처음부터 다시 알려야 하거든요. 그러니 처음 정할 때 하루만 더 고민하세요. 휴대폰에 띄워 두고 출근길에 한 번, 퇴근길에 한 번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로고를 고르는 기준은 결국 하나예요. 가장 작은 자리에서 알아볼 수 있는가. 간판 크기, 색 이름, 글꼴 이름은 그다음에 정해도 늦지 않아요.
소상공인 홈페이지 제작이 처음이라면, 이 블로그를 운영하는 온스토리(onstori.com)에서 가게 이름부터 넣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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