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개월 아인이의 서울숲 나들이 + 오랜만에 본 영화 "우리가 잃어버릴 청춘"
오랜만에 본 영화 "우리가 잃어버릴 청춘"
영화를 전공하고
영화를 만들고
영화를 보고
그렇게 내 삶이
영화처럼 계속 될 줄 알았던
그 시절은 다 가고
이제는 어느 덧 회사를 다니는 직장인이 되고
아인이와 곧 태어날 아이의 아빠가 되고
한 달에 영화 한 편 보기 조차도 힘들다
그런데 쉬어가라는 의미였을까?
무리한 양쪽 무릎에는 주먹만한 피멍이 들고
심한 감기와 기침
온 몸에서는 열이 났다
그래서 어제는 집에 오자마자 휴식을 취하고
늦은 밤 아내와 영화를 한 편 보았다
---
우리가 잃어 버릴 청춘
(致我们终将逝去的青春, So Young, 2013)
영화는 분석하며 보는 것이 아니라
영화 그 자체를 느끼는 것이다
청춘으로 되돌려 주었던
청춘을 느끼게 해주었던
정말 오랜만에 본 멋진 영화
우리가 잃어버릴 청춘
그리고 청춘을 생각한다
...
나의 청춘
그 시절
나는 길 잃은 철새 같았다
어떤 이들이 자유를 그리워 할 때
나는 자유에 지쳐 쓰러졌다
삶은 급속도로 변해가고
철새는 이제
둥지를 지키는 새가 되었다
스스로 몸을 던져 둥지를 지키는
둥지밖에 모르는 아빠가 되었다
청춘에 대한 추억
내 모든 청춘 속에는
아내가 있었다
함께 추억을 떠올릴 수 있는
그런 아내가 있어서 다행이다
마치 청춘으로 돌아간 것 같았던
정말로 소중했던
그리고 잃어버렸던
그 시절을 떠올리게 해준 영화
우리가 잃어버릴 청춘
정말로 큰 감동으로 다가왔다

청춘을 함께 보냈고
매일 함께 눈뜨고
매일 함께 잠드는
사랑하는 내 아내
그런 아내에게 미안했다
나의 청춘은 질주와 같았다
내 뒷모습만 보여준 것 같아서
미안했다
하지만 아내도 알겠지?
내 청춘이 남긴 가장 소중한 재산은
바로 당신이라는 것을
가난함을 함께 극복해야 했던, 유학시절
대지진의 비극 속에서도 서로를 지켜줬던, 대학시절
교통사고로 몸이 부서져도 곁을 떠나지 않았던, 청춘시절
그리고, 그리움을 온 몸으로 배웠던, 군시절
소중한 것은 떠난 뒤에 남는다고 하지만
떠나 봤기 때문에 소중한 것의 가치를 아는 것이다
이제 청춘은 없다
그러나 청춘을 추억할 필요도 없다
우리는 함께 있으니까
우리는 서로의 청춘이 된 것이니까
아빠는 행복하다
아인이와 둘째아이
그리고 아내가 있어서
아빠는 무릎이 부서지더라도
반드시 가족을 지킬 것이다
내게 너무도 소중하기 때문에
사랑하기 때문에
아인이의 서울숲 나들이
아인이가
아빠를 끌어안을 때
그 기분은 마치
꿈 속에서 천사를 만난 것 같이
순수한 아름다움과 같다
아인이의 하얀 웃음 속에서
아빠는 행복을 느낀다
그리고 서울숲에는
봄이 오고 있었다

많은 아이들이 서울숲 놀이터에 모인다
아빠는 아인이와 모래놀이에 푹 빠졌다
모래 놀이가 이토록 재미난 놀이였던가?
아인이보다 아빠가 더 재밌게 놀았다
다음에는 집에 있는 모래 놀이 장난감 세트를
꼭 가지고 나와야지!

그렇게 인기가 많지 않은
거북이 놀이터
서울숲 메인 미끄럼틀 놀이터에서
20M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한
거북이 놀이터
사람이 많지 않아서 북적이지 않고
사방에 모래로 되어 있어서 넘어져도 다치지 않는다
인기 만점 거북이 놀이터!

신비의 동물
아인이는 거북이를 만났다
거북이 몸 속으로 탐험을 시작할 수 있다
어떤 탐험이 기다리고 있을까?
아빠의 들어올리기 신공
거북이 놀이터에서 술래잡기를 하는 동안
아빠는 아인이를 따라다녔다
더 정확히 말하면
아인이의 웃음 소리를 따라다녔다
가족이 내게 웃음을 준다는 것은
진심으로 행복한 일이다
지켜주고 싶은 사람
참 소중한 사람
바로 내 가족이다
너무도 잘 먹어서
하루가 다르게 무게가 늘어
아빠는 조금 힘이 들지만
그만큼 애교도 늘어서
아빠의 기쁨은 배가 된다
이제 21개월 아인이
과연 사랑을 알까?
말하지 않아도 느낄 만큼
풍족한 사랑을 줘야지
아이가 사랑을 표현하기 전에
항상 먼저 사랑한다고 말하자
아인이가 누구보다 당당하게
너의 길을 갈 수 있도록
아빠는 든든한 지원군이 될 것이다
아빠는 수만번을 생각하고
너의 갈 길을 닦아 줄 것이다
세상은 내게 절망감을 줄 것이다
그래서 부족한 아빠가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아빠는 쓰러지지 않을 것이다
아인이가 충분한 사랑을 느낄 수 있도록
쓰러져도 다시 일어나는
그런, 착한 아빠가 되어야지
자유라는 창문이 있고,
웃음이라는 화분이 자라고,
기쁨이라는 소파에서 쉴 수 있는
사랑이라는 따스한 빛이 스며드는
그러나 햇빛조차도 너무 많이 쪼이면
화상을 입는다는 것을 너는 알 것이다
사랑도 지나치면 사랑이 아니기에
희생이라는 커튼을 달 것이다
부유하지도 빈곤하지도 않게
배부르지도 배고프지도 않게
다만, 네가 곁에만 있어준다면
너에게 행복이라는 집 한채 지어주고 싶다

사랑이라는 벽돌로
행복이라는 집을 지으면
아이는 또 크게 웃을 것입니다
행복하십시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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