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딸이 아빠의 도전! - 마라톤 풀코스 42.195km

#01. 약한 아빠에서, 강한 아빠 되기!
어린 시절을 돌이켜보면
나는 운동을 참 싫어했습니다
100m 달리기에서는
꼴찌를 면한 적이 없을 정도로
가장 느리고
가장 약한 아이였습니다
그런 나를 강하게 만들어 준 것은
바로 나의 사랑하는 딸이었습니다
29살 9월 늦가을에
최전방 백골부대에 입대했습니다
아내의 뱃속에는
이미 새로운 생명이 숨 쉬고 있었습니다
영하 30도의 찬 바람은
나를 보다 강하게 하였습니다
그리고 단 한 가지 결심을 했습니다
나를 죽이지 않는 모든 것은
나를 보다 강하게 한다
- 프리드리히 니체
서른 살의 이등병,
백골부대 혹한기 훈련,
그리고 홀로 고생하는 만삭의 아내 생각!
나는 다짐했습니다!
강한 아빠가 되겠다고

#02. 아빠의 도전, 마라톤 풀코스 42.195km
42.195km를 달린 다는 것은
군화를 신고 3km를 달리는 것과는
전혀 다른 도전이었습니다
누구도 내게 뛰라고 말하지 않았습니다
누구도 내게 강요하지 않았습니다
나는 단지
건강한 아빠가 되어주고
싶었을 뿐이었고
마라톤 풀코스 42.195km
스스로 달리기로
결심했습니다

첫째 딸이 생기면서 알게 되었던
도전이라는 것의 의미
둘째 딸이 생기면서 알게 되었던
도전이라는 것의 의미
그것은
인류가 선택하는 수많은 것들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전이었고
가장 숭고한 선택이었습니다

그리고 나는
사랑하는 나의 두 딸을 위해서
누구도 강요하지 않았던
마라톤 풀코스에 도전했습니다
누구도 시키지 않았고
누구도 강요하지 않았습니다
나의 약골 체력을 알고 있었던 친구들은
모두 "불가능"이라는 단어를 떠올리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나는 스스로
포기하지 않으면 불가능이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03. 훈련 부족, 아쉬움, 그리고 계속 도전!
10km 이상 달려본 적 없었던 나는
마라톤 풀코스를 1개월간 준비합니다
보통 6개월에서 1년은 준비해야 하는데
국내 가장 큰 대회 "서울국제마라톤" 접수 마감을 보고
지금이 아니면 평생 불가능할지도 모른다고
지금 즉시, 도전을 시작합니다!
20km 이상 뛰어본 적이
단 한 번도 없던 나는
대회, 3주 전 31km
대회, 2주 전 20km
대회, 1주 전 22km
장거리 훈련은 이게 전부였습니다
대회 전 날까지도 불안감이 엄습해왔습니다
마라톤은 30km 부터라던데
최장거리 30km 밖에 안 달려본 내가
30km 이상을 달릴 수 있을까?
끝까지 완주를 할 수 있을까?

빨간색 선으로 된 구간이
서울국제마라톤 풀코스 지도입니다
말도 안 되는 도전을 펼쳤고
말도 안 되는 도전에는
아름다운 결말은 없었습니다
역시나 30km 구간에서 좌절했고
31km 구간에서는
우리 집이 코앞에 있었습니다
"코스를 이탈하고, 당장 도망가고 싶다!"
집 앞을 지나가면서
당장, 집으로 뛰쳐들어가고 싶었습니다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었습니다
온몸이 부서질 것 같았습니다
#04. 가족을 생각하며 달리다
첫 대회라서 핸드폰을 들고뛰었습니다
32km 구간에서 아내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블루투스 이어폰으로 아내의 목소리가 들립니다
눈물이 왈콱 쏟아집니다!
집으로 돌아가겠다고
포기해야겠다고 말하고 싶었을 때
어린 딸의 목소리가 들립니다
"아빠, 힘내세요!"
어린 딸의 응원은
온몸이 부서지더라도 달려야겠다고
절대로 멈춰 서는 안된다고
반드시 성공하겠다고
결심하게 만들었습니다
내 머릿속에는
가족을 향한 그리움
가족을 향한 고마움
그리고 이것밖에 안되는
그동안 못해준 것에 대한
많은 생각이 주마등처럼 떠올랐습니다

32km 구간에서의 사진
32km 구간에서 아내의 전화는
마지막 남은 에너지를 불사르고
나를 달리게 만들었지만
훈련 부족의 몸에서 신호가 왔습니다
"너는 이제 달릴 수 없어"
"그만 포기하는 것이 좋아"
무릎을 내디딜 때마다 통증이 전해져왔습니다
35km 이후부터는
속도는 절반 이하로 줄었습니다
역시나 훈련 부족!
말도 안 되는 도전은 여기서 끝나는 것인가?
어린 딸을 생각하며
포기하지 말아야지
포기하지 말아야지
다짐하고
또 다짐합니다
#05. 마라톤 풀코스 완주 성공!
달리고 있을때 어떤생각을 하느냐?
강물을 생각하려 한다.
구름을 생각하려 한다.
그러나 본질적인 면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생각하고 있지 않다.
나는 소박하고 아담한 공백 속을,
정겨운 침묵 속을,
그저 달려가고 있다.
그 누가 뭐라고 해도,
그것은 여간 멋진일이 아니다.
- 무라카미 하루키 회고록 중
멀리 잠실올림픽주경기장이 보였습니다
통증으로 인해
속도는 느려집니다
하지만 나는
달리고 있습니다

멀리서 아내가 나의 완주 지점을 찍어준 사진
한 발
한 발
힘겹게 내딛고
드디어 결승선이 보입니다
결승선에 통과하자마자
눈물이 쏟아졌습니다
그리고 사랑하는 두 딸이
미치도록 보고 싶었습니다

풀코스를 완주하고 아내와 마주치는 순간
어라, 이게 웬일?
31km 지점에서 내게 전화를 하고
아내가 바로 택시를 탔다고 합니다
설마,
설마,
아닐 거야!
아빠의 위대한 도전이라고 설득해도
마라톤은 취미생활이라고 구박만 하던 아내가..
그런 나의 아내가..
설마설마했는데..
아내와 두 딸이
그곳에 있었습니다!
도전의 끝에는
그 어떤 보상보다 더 값진
사랑하는 두 딸과 아내가 있었습니다

꾹 참았던 눈물이 마침내 쏟아졌습니다
처음에는 훈련 부족에 대한 자책으로 눈물이 쏟아졌고
다음에는 풀코스 마라톤 성공이라는 감격에 눈물이 쏟아졌습니다
"울지 마 아빠!"
"아빠 잘했어!"
"아빠, 최고!"
온몸이 부서질 것 같았던 시간들
그 모든 상처를 치유해주는
딸의 목소리!
"아빠, 사랑해!"
"나도 사랑해, 우리 딸!"


가족을 위해서 달렸고
가족을 생각하며 달렸습니다
몸이 부서질 것 같았을 때
포기하고 싶어졌을 때
내 귓가에선
언제나 가족의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

나는 울보 아빠입니다
그러나 나는
자랑스러운 아빠이고 싶습니다
내 눈물이 값진 것은
내 눈물을 닦아주는
가족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아빠는 더 이상 약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아빠는 더 강해집니다

마라톤이라는
도전을 선택한다는 것은
매우 아름다운 일입니다
도전이라는 것의 숭고한 정신은
앞으로 다가올 많은 어려움을
극복하게 해 줄 것입니다
나를 죽일 것 같았던
42.195km는
나를 보다 강하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우리 가족을 하나로 만들어주었습니다
마라톤 메달이 새겨준 값진 의미를
나는 다시는 잊지 못할 것입니다

생에 첫 풀코스 마라톤을
떨리는 가슴으로 함께 준비했던
준호형과 윤재형에게 감사드립니다
달린다는 것의 외롭고 힘든 싸움을
함께 공감한다는 것만으로도
큰 위로가 되어주었던 형님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
그리고,
사랑하는 가족에게 감사합니다
늘 포기하지 않는
건강한 아빠가 되겠습니다
#06. 달리는 것의 의미!
사람들은
달리는 것이 몸에 무척해로운 것처럼 말합니다
사람들은
그렇게 달리면 몸에 큰 병이라도 나는 것처럼 말합니다
사람들은 묻습니다
왜 달리냐고 묻습니다
내가 달리지 못할 것 같을 때
저만치 멀리서 나를 부르는
사랑하는 딸의 웃음소리가 들렸다고
그래서 나는 그곳으로 달렸을 뿐이라고
그렇게 대답합니다

왜 달리냐고 묻는 사람에게
저는 반문을 해봅니다
"그렇게 달려본 적 있으세요?"
스스로 달려본 적이 없었던 사람은
아무런 대답을 하지 못 합니다
나는 도전했고
나는 완주했습니다
그것은 위대하고 숭고한
아빠의 도전이었습니다

생에 첫 풀코스 마라톤은
내게 많은 의미를 주었습니다
아직 풀코스를 뛰어본 적 없다면
지금, 당장 도전하십시오!
마라톤의 성공은 작은 떨림이고
그 작은 떨림으로 인해서
분명, 삶은 변하고 요동치게 됩니다
대단히 감사합니다
이 글은 네이버 블로그에 먼저 실렸습니다 → 네이버 블로그에서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