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M+15M] 아빠와 딸


아빠가 된 나


나는
아버지가 되었습니다

아버지가 된 나는
아이들 앞에서 고백합니다

부끄러운 부모가 되지 않겠다고
부끄러운 가장이 되지 않겠다고
힘들어도 웃어주는 아빠가 되겠다고

그러나 나는
부족한 아빠가 되어버렸습니다

"아빠"
"아빠!"

나를 부르는 소리가 들립니다

때로는 아빠도 지치고
때로는 아빠도 힘이 듭니다

그 모든 고통을 잊게 하는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아빠"
"아빠!"

나는 딸을 바라봅니다
딸의 미소가 나를 위로합니다

세상에 지쳐 쓰러질 것 같던 나에게
보석 같은 미소를 보여준 그녀

그녀들과 함께
웃고 또 웃겠습니다

그녀들과 함께
감사하고 또 감사하겠습니다

사랑하는 두 딸의
웃음소리로 가득 넘치는 집이 되기 위해서

나는 오늘도 그녀들의 손을 잡아줍니다
나는 오늘도 그녀들의 미소를 훔쳐봅니다

그렇게 나는
아빠가 되었습니다


엄마가 된 너


어느 추운 겨울날
너의 목에 스카프 한 번 걸어주지 못한 나인데

너는 언제나
사랑과 온기가 가득한 따뜻한 목도리와 장갑으로
추위에 떨던 나를 감싸주었지

고무장갑조차, 한 번도 사주지 못하는 동안
너의 손에는 주름이 생기고

그렇게 너의 두 손은
거칠어진 손이 되었네

거칠어진 너의 두 손을
잡아주기도 전에

첫째 아이가 태어났지
둘째 아이가 태어났지

우리에게 큰 기쁨이었지
우리에게 큰 축복이었지

두 아이는 건강했고
항상 웃음이 넘쳤고
행복한 시간이 계속되었지

그러는 동안에도 나는
너의 두 손을 잡아주지 못했네

차가워진
거칠어진
너의 두 손을 잡아주지 못했네

그렇게 너는
엄마가 되어버렸네


부모가 된다는 것의 무게감


고통과 아픔
고독할 여유조차 없는 외로움
그리고 지독한 현실

때로는 아픈 만큼 아파하는 것이
아파보지 않는 것보다 나은 것이라고 믿는다

아픔을 극복하는 유일한 방법은
아픔을 받아들이고
충분히 아파하는 것이거늘

아파도 아프다 말하지 못하고
너는 그렇게 숨어버렸다

부모가 된다는 것의 무게감

그렇게 너는 부모가 되었다


사내의 항로


바다는 항상
안개가 가득했습니다

안갯속으로 들어갔고
폭풍우와 비바람이 끝없이 이어졌습니다

그러나 사내는 두렵지 않았습니다
사내에게 두려운 것은 항상
폭풍이 아닌 바로 나 자신이었습니다

스스로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어디로도 나아갈 수 없는 법

사내는 힘이 들었지만
나아가는 것을 멈출 수가 없었습니다

사내가 말이 없는 것은
안갯속에서 길을 찾고 있을 뿐
폭풍을 마주하며 뛰어넘고 있을 뿐

폭풍을 정면으로 마주하고
묵묵히 나아가는 것일 뿐


너와 함께할 집


결혼은 계약이 아니다
입맞춤은 속박이 아니고
선물은 약속이 아니다

아무것도 받지 않아도 좋다
다만, 네가 곁에만 있어준다면
너에게 집 한채 지어주고 싶다

자유라는 창문이 있고,
웃음이라는 화분이 자라고,
기쁨이라는 소파에서 쉴 수 있는

사랑이라는 따스한 빛이 스며드는
그러나 햇빛조차도 너무 많이 쪼이면
화상을 입는다는 것을 너는 알 것이다

사랑도 지나치면 사랑이 아니기에
희생이라는 커튼을 달 것이다

부유하지도 빈곤하지도 않게
배부르지도 배고프지도 않게

다만, 네가 곁에만 있어준다면
너에게 행복이라는 집 한채 지어주고 싶다

두 아이의 미소를 통해서
우리는 부모가 되어가고 있다

사랑스러운 두 아이의 미소가
항상 우리와 함께 있음을

그래서 무척이나 기쁘고 행복하다는 것을
기억해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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